W. 꿀비
불신하는 괴물가족
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먼 나라에는 괴물 오누이가 살았습니다.
오누이는 좋은 가문에서 적자로 태어났지만,
반은 개의 모습을, 반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문 사람들은 괴물을 낳은 모친을 불구로 만든 뒤 별채에 감금하고,
괴물 역시 가둬 키우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괴물의 어머니는 매일 밤 눈물을 흘리며 오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었습니다.
“ 눈을 감았다 뜨면 내일은 더 자라 있을거야.”
“ 치욕스럽게 쫓겨나, 내 것을 빼앗긴 뒤론 잠들지 못한 날이 길었지만.”
“ 너희가 어른이 된다면, 뜬 눈으로 지샌 밤도 의미가 있겠지.”
“ 어서 자라, 내 복수를 들어주고 정당한 네 몫과 자유를 얻으렴.”
“ 잘자라 우리 아가, 그리고 그 날까지는 아무도 믿지 말거라.”
매일 자장가를 들으며 잠든지 수십년…
어느덧, 괴물이 모두 성인이 되는 날이 사흘 뒤로 다가왔습니다.
꽃잎 흐드러지는 밤, 축제 준비로 번잡한 틈을 타
어머니는 둘에게 그동안 준비한 복수를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