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대 제전! 세상은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해 초콜릿 향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와도 관계없이 갖은 초콜릿 판촉을 지나쳐 평범한 하루를 보내려 하던 기준은 하선과 데이트를 갑니다. 문제는 하선이의 표정이, 평소와는 엄청나게 달라보인다는건데?!
바로 지금. 당신들은 신을 자처하는 서로의 얼굴을 봅니다. 신이란 완전하며 완전한 것은 유일해야 해요. 하지만 들어보세요. 균형을 잡기 위해선 양쪽에 같은 무게가 필요하잖아요? 지금 이대로도 나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보세요. 눈 앞에 들이 밀어지는 두 개의 뿔이... 아직 기억하나요. 나선으로 빙글빙글 휘몰아치던 하늘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젖은 생쥐 꼴로 달려들어 온 우체부가 내놓은 소식은 일주일 째 이어진 궂은 날씨보다 더 충격적이었죠. -경, 실족으로 사망. 아, 그는 분명 당신의 아버지입니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이어져, 피가 섞이진 않았다지만.. 분명 아버지, 가족이지요. 어지러움에 휘청이는 어머니를 붙잡아 위층으로 올려보내면, 하선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 장례를 치러야겠네. 그렇지, 형? “
500년 전. 요괴가 인간을 지배하던 암흑기. 신들은 지상의 일엔 개입하지 않는 원칙을 내세우며 관망하고 있었습니다. 하늘에 머무는 것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기 때문이죠. 우주의 균형을 지키는 것엔 대가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지상엔 이렇게 기록되었던가요? 하늘에서 보옥이 굴러떨어진 날. 그날은 하늘에서 귀인이 찾아오던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눈은 봅니다. 아주 불길한 징조를.
어느덧 시간이 흘러 우리는 성인식을 앞두었습니다. 이날이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하루하루 우리의 몸이 자라날 때마다 옥죄여오는 것. '기대감'이 뒤섞인 '시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어깨가 무거울 텐데, 이젠 우리에게 남아있던 '자유' 마저도 얼마 쥐어지지 않았습니다. 잦은 주기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험'이라거나, 시어도어 내부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도록 제한된 행동반경. 소수로 구성된 숙소를 사용하기까지요. …이전의 다른 사람들도 이런 절차를 겪었던 걸까요? 글쎄요, 성인이 된 것은 처음이니 우리로는 알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